우리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란 말이 있다. 예부터 음식의 비주얼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이 분명하다.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눈 앞에 있다면 식욕이 없던 사람도 마법에 이끌리 듯 손길이 가지 않을까? 특히 편식하는 아이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먹는 것에 관심 없는 아이 때문에 캐릭터 요리를 시작하게 됐다는 전혜원 씨(35)는 현재 일본 도쿄에 거주 중이다. 그는 하루하루 한국과 다른 일본의 식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SNS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낯선 일본 식문화도 알리고 레시피와 요리도 공유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생각하는 먹거리 문화와 현상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 그 세 번째 시간이다. 도쿄에 거주 중인 한국인 주부 전혜원 씨를 통해 캐릭터 밥상의 매력과 우리와 다른 일본의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전혜원 씨가 직접 만든 캐릭터 밥 ⓒ www.instagram.com/jhw7116

 

#. 음식에 관심 없던 내 아이를 식탁으로 이끈 '캐릭터 요리' 

 

접시 위 캐릭터 요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 SNS 속 혜원 씨의 밥상. 그가 사진을 한 장 올리면 순식간에 1,000명이 넘는 '좋아요'가 눌려진다. 현재 38.6K(386,000)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그의 캐릭터 요리는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해졌다. 그러자 그는 "첫 아이가 먹는 것에 관심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우연히 SNS 속 캐릭터 밥상을 봤어요. '이걸 해주면 우리 아이도 식사시간이 즐거워지겠다' 생각해서 시작했어요"라고 밝혔다. 

 

"하지만, 캐릭터 밥상이란 게 균형 잡힌 식단과는 좀 멀어요. 그래서 반찬을 다양하게 만들어주고 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주죠"라고 덧붙였다. 이어 "처음 캐릭터 요리를 할 때는 1시간 이상 걸렸는데, 자주 만들다 보니 30분이면 웬만한 캐릭터들은 쉽게 만들죠"라고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서 요리하는 과정을 선보이기도 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포털 메인 페이지에도 오른 바 있다. 

 

실제 전혜원 씨의 SNS 속 사진들을 보면, 700개가 넘는 다양한 캐릭터 요리를 만들어왔다. 한국에서 유명한 '뽀로로'부터 일본의 국민 캐릭터 '키티'까지 대단한 실력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덜 알려졌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캐릭터 시장의 발달로 랜드마크는 물론 캐릭터 요리도 많이 있다고 한다. 특히 랜드마크, 캐릭터 카페 등을 통해서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먹는 것에 흥미가 없던 아이들이 캐릭터 요리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먹지 않는 음식들이 있지 않는지 묻자. 그는 "아이들이 고기는 좋아하지만, 채소는 안 먹는 편이라 잘게 썰어 음식에 같이 넣어줘요"라며 "저희 집은 일식 위주로 먹는 편이라 한국의 자극적인 음식을 어려워하죠. 최근에는 떡볶이를 시작으로 조금씩 한국음식을 접하게 해 주고 있어요"라며 한식 식재료가 일본에서 비싼 편이라 어려움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양으로 만든 캐릭터 도시락 ⓒ www.instagram.com/jhw7116

 

#. 식사예절을 중시하는 일본의 식생활교육 

 

일본에 거주 중인 혜원 씨에게 일본 식문화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식생활 교육에 대해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일본은 식사예절을 매우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식당에 가도 뛰어다니거나 떠드는 아이들이 잘 없죠"라며 "이건 학교에서부터 교육으로 실천하고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여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집에서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한국과 다르게 일본 가정식은 덜어 먹는 게 습관화가 되어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식판에 음식을 나눠줘요. 식판에 덜어간 음식은 무조건 다 먹어야 해요. 그래야 음식물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아이들이 음식의 소중함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 외에는 한국과 비슷한 것도 있어요. 밥과 국이 있는 식탁이란 점이 매우 비슷해요. 우리 집은 주로 한국의 된장과 비슷한 미소국을 자주 먹어요" 

 

더불어 일본의 독특한 식문화로 도시락 문화를 언급했다. "일본 학교에서는 아직도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는 학교도 많아요"라며 "그래서 도시락 문화가 더 발달한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저도 가끔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야 하는 날이 있을 때는 각자의 취향을 고려해 딸은 토끼 도시락, 아들은 지하철 도시락을 싸준 적이 있어요"라며 자신만의 캐릭터 도시락 싸기 노하우도 언급했다. 

 

▲ 전혜원 씨가 직접 만든 캐릭터 밥 ⓒ www.instagram.com/jhw7116

 

#. 음식물 쓰레기가 없고, 축제처럼 즐기는 일본 음식문화 

 

전혜원 씨의 가족은 고기를 좋아해 외식을 하면 '야끼니꾸(불고기)'를 먹으러 간다고 말했다. 야끼니꾸는 각종 채소와 과일을 이용해 만든 독특한 소스가 특징적인 일본식 불고기다. 그렇다면 일본의 외식문화는 어떨까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밑반찬을 각자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해요"라며 "그래서 음식을 남길 일이 없어요. 한국은 푸짐하게 먹는 편이라면 일본은 소식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요?"라고 우리와 다른 외식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외에 재미있는 일본만의 식문화를 SNS로 소개한 바 있다. 바로 '나가시 소멘'인데, 이는 일본의 여름철 별미로 '흐르는 물에서 건져 먹는 국수'를 말한다. 일본 만화에서도 등장했던 이 음식문화는 실제 일본에서 여름이면 국수를 즐겨먹는 방식이라고 한다. 

 

또 다른 식문화로는 '마끼 초밥(일본식 김밥) 먹는 날'을 소개했다. 김밥을 자르지 않고 먹어야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마끼를 먹을 때도 방법이 있어요. 복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서서 말하지 않고 김밥을 먹어야 해요"라며 "복이 들어오는 방향은 매년 바뀌니 잘 참고해야 해요. 그 후에는 콩을 던지는데 콩을 던지면서 '나쁜 기운이 밖으로 복은 안으로'라고 외치는 게 포인트예요"라며 재미있는 음식 축제를 설명했다. 

 

최근 한국에 6년 만에 오게 됐다는 전혜원 씨는 일본 가정식으로 유명한 한 지인과 작은 쿠킹클래스를 합동으로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캐릭터 요리'를 소개하는 쿠킹 클래스를 열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도전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예요"라고 조심스레 목표를 밝혔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예쁜 캐릭터 밥상을 개발해 그의 이름으로 된 쿠킹클래스를 열기를 응원하며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