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해 6월 3일에 ‘외식업 대란 온다’는 제목의 발행인 칼럼을 쓴 바 있다. 내가 그렇게 예견했던 이유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겪고 있는 외식업자들이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HMR시장의 급성장으로 외식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국내 외식업계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6개월 전 칼럼을 쓰던 시점에 함께 소주 한잔을 했던, 음식장사로 연간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친구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부터 소개하겠다. 6개월 전 친구는 “내년(2019년)에 또 최저임금이 오르면 임대매장은 전부 없애겠다.”고 말했었다. 그런 언급을 한 이후에 정부는 2019년 최저임금을 2018년 대비 10.9% 인상했다. 2018년에 인상된 16.4%까지 합치면 2년 동안에 무려 27.3% 인상됐다. 친구는 12개의 매장 가운데 6개는 월세를 주는 임대매장인데 벌써 2개는 처분을 했다. 그리고 나머지 4개도 곧 처분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친구가 임대매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렇다. 이 친구의 매장에서 일하는 종업원의 최저임금은 월급으로 계산하면 약 250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음식점의 경우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이 넘고, 또 음식점은 주말에도 문을 여는데 주말에는 시급이 더 높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문제는 최저임금 수준에 해당하는 신입직원의 임금이 올라가면 그보다 먼저 입사한 경력직원의 임금도 함께 올려줘야 한다는 것이 경영주로서는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갓 들어온 직원과 들어온 지 1년이 넘는 직원의 월급을 똑같이 줄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 친구의 말이다. 

 

인건비와 식재료비, 임대료는 오르는데 불경기와 HMR시장 성장으로 손님은 줄어드는 추세여서 임대매장은 운영을 해봐야 남는 것이 없으니 처분하는 것이 속 편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사정은 매장을 임대해서 영업을 하는 대부분의 외식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친구는 매장을 여러 개 운영하니 선택의 여지라도 있지만 생계형 점포 하나 운영하는 영세 외식업자의 경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일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외부충격도 문제지만 시장 내부적으로도 손님이 줄어들어 아우성이다. 최근 사무실 근처에 있는 안동국시 전문점 <소호정>에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피크타임에 좌석이 절반이나 비어있었다. 정확히 언제부터 손님이 이렇게 줄었는지는 모르지만 1~2년 전에는 피크타임에 번호표 받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었다. 이 집은 자주 오는 집이라서 손님이 줄어든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또 최근에 강남구 선릉역 근처 횟집에 갔는데, 이 집도 저녁 7시에 좌석이 절반이나 비어있었다. 예전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저녁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인데 말이다. 종업원의 말에 의하면 저녁에 회식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이북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 모 대표는 “우리 집은 그래도 유명세가 있어서 그럭저럭 손님이 있는 편인데 손님이 없는 주변의 식당들을 보면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음식 가격이 비싼 고급식당만 손님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외식을 하는 고객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외식시장의 위축을 예견해왔다.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한 먹는 입은 한정되어 있는데, 외식을 대체할 수 있는 HMR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음식점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이유에서라면 외식업자들도 대응을 할 수 있는 여지라도 있는데 최근의 양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시장 내적인 문제에다가 시장 외적인 문제가 겹쳐서 설상가상의 양상이다. 연착륙을 기대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포자기를 하는 업주가 많다는 의미다. 수십 년 명성을 떨쳤던 유명 맛집조차 간판을 내리고 있고, 생계형 점포들은 소득 없이 셔트 문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외식업의 위축과 대란은 곧 자영업의 문제다. 자영업은 스스로 결정한 일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면 할 말이 없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만들어 놓고 문제해결은 본인들이 알아서 하라는 듯하다. 경쟁력이 없으면 문을 닫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자들도 있다. 그러면서 11일 열린 물가대책 회의에서는 외식 물가가 너무 오르고 있다면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식업자들의 숨통은 더욱 조여지고 있다. 

 

외식업의 대란은 곧 국민 전체의 부담이다. 1차적으로는 외식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위기이지만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음식 가격을 비싸게 받는다면 고객의 부담이 늘어나는 꼴이고, 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세금부담이 늘어나니 이러나저러나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가 외식업 대란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