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식품가격의 거품을 뺀다는 명분을 내세워 파격적인 저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품구매 채널이 온라인쇼핑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유통업체들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시각과 함께 자본력을 내세워 이번 기회에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속셈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파니 좋긴 하지만, 그렇다면 그동안은 거품이 많이 끼어 있었다는 거잖아"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어 싸게 팔아서 고객을 모으고 매출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자칫 식품가격의 거품논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가운데 식품제조 및 유통과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계열사는 이마트와 이마트24, 그리고 신세계푸드인데, 이들 3개 계열사가 돌아가며 할인 이벤트를 하거나 상식을 깨는 저가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맏형 격인 이마트는 올해 1월초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국민의 가계살림에 힘이 되도록 장바구니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 할인을 내세웠다. 

 

 

 

이마트는 고객들이 이마트 점포를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 매월 1, 3주차에 농수축산 식품 각 1개씩 3품목을 선정해 행사기간 1주일 동안 약 40~5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가 주인인 편의점 <이마트24>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지난해 8월부터 고객의 수요가 높은 16개 품목을 선정해 대형마트 가격 수준으로 제공하는 ‘THE PRICE’를 전개하고 있다. 

 

이마트24는 특히 가성비가 높은 PL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해 10월 26일에는 편의점 업계 최저가 PL라면인 ‘민생라면’을 출시하면서부터는 ‘민생’ 시리즈로 나가고 있다. ‘민생라면’에 이어 ‘민생도시락김’과 ‘민생황사마스크’도 잇따라 출시했다. 

 

이런 전략이 주효했는지 이마트24의 가맹점 수와 본사의 매출은 매년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2015년에는 가맹점이 1,058개에 본사매출은 1,351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가맹점은 3,990개로 늘어났고 본사매출은 1조379억원으로 4년 전에 비해 무려 10배나 성장했다. 

 

가맹점의 수는 4배가량 증가했지만 매출은 10배나 증가했다는 것은 ‘민생’ 제품 출시 등으로 가맹점당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와 이마트24에 이어 신세계푸드는 ‘거품빼기’ 전략을 들고 나왔다. 신세계푸드는 식품을 직접 제조해서 유통한다는 장점을 내세워 파격적인 저가제품을 내놓았다. 

 

그 첫 신호탄은 ‘식빵’이다. 신세계푸드가 내놓은 ‘국민식빵’은 850g짜리 대용량 바게트 식빵인데, 가격이 1,980원으로 비슷한 종류의 다른 식빵류에 비해 1천원 이상 저렴하다. 

 

신세계푸드는 빵값의 거품을 빼겠다고 ‘국민식빵’을 출시하면서 서울의 빵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자료까지 내놓았다. 영국의 유명 경제분석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서울의 빵 1kg 평균가격은 1만7,600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며, 두 번째로 비싼 뉴욕(9,400원)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신세계푸드의 이같은 행보는 국내 식품가격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많은 제품에 거품논쟁과 함께 ‘거품빼기’ 경쟁을 몰고 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유통공룡’ 신세계 계열사들의 이같은 눈에 띄는 할인전략과 저가제품 출시는 식품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