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그것이 알고싶다
만만하게 보지마라, 알고 보면 귀한 존재
2017-11-06 14:56:00
어린 시절 소풍과 운동회 때 빠지지 않았던 김밥, 요즘은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김밥, 그 김밥의 실체는 무엇일까? 김밥의 유래와 김밥에 들어가는 식재료의 영양 가치, 그리고 최근 시장의 트렌드까지 김밥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 김밥의 유래
김밥은 우리 고유의 ‘복쌈’이라는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일본 음식인 ‘마키’에서 유래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자생문화 설로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김 식용 기록과 정월 대보름 복쌈을 먹은 기록이 근거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시대부터 ‘김’을 먹었다고 하며, 정월 대보름에 ‘복쌈’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복쌈은 볶은 취나물과 밥을 배춧잎이나 김으로 싼 음식으로, 취나물과 오곡밥을 버무려 김에 싼 음식이 김쌈인데,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다. 일본의 ‘김초밥’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김을 말아 만든 ‘마키’가 원조라는 설이다. 일제강점기 때 김초밥(후토마키) 중에서 굵게 말아내는 ‘노리마키’로부터 전래했다는 주장이다. 일본의 김초밥은 19세기 후반에 도쿄 도박장에서 도박을 하면서 간단하게 먹기 위한 음식을 초밥집에 부탁하면서 탄생했다. 최근 논란이 있으나 우리나라는 네모난 김을 만든 기록이 15세기고 일본은 18세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일본 원조설이 다소 약세다. ■ 김밥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
옛날이나 지금이나 소풍과 운동회 때 빠지지 않았던 김밥은 귀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었던 부모의 마음에서 시작됐다. 1970~1980년대에 김, 햄, 나물류 등 비싼 부재료로 인해 소풍이나 운동회와 같은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였다. 1990년대 들어서 김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김밥 전문점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분식과 김밥 전문점이 증가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도 점차 많아지면서 저렴하지만 간단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한 끼로 등극한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 IMF 금융위기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김밥집 숫자는 더욱 증가했다. 2000년대에는 편의점에까지 진출했고, 기존 김밥과 차별화된 모양의 삼각 김밥도 등장하면서 라면의 단짝 음식으로 부상했다. 2010년 이후 최근 소비자층에서 퍼지고 있는 ‘작은 사치’ 트렌드와 일치하는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이 등장했다. ■ 프리미엄 김밥의 탄생
프리미엄 김밥의 탄생은 트렌드가 몇 가지 사회적 이슈가 맞물린 시대의 산물이다. 김밥이 처음 분식집에 등장했을 당시에는 약 1500원 정도였다가 90년대 김밥전문점이 생기면서 2000~2500원으로 상향됐다. 2010년부터 세계적인 불황 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사치’와 ‘먹방, 쿡방’ 트렌드를 만나며 프리미엄 김밥이 탄생하는 단초가 마련됐다. 큰 소비를 통한 행복감보다 ‘작은 사치’, 즉 ‘스몰럭셔리(small luxury)' 제품으로 만족을 찾는 소비자들이 2015년부터 등장했다. 2008년 멜라민 우유, 2011년 박테리아 분유, 계속되는 수입산 찐쌀, 2012년 EU의 대규모 식중독 등 건강이슈에 매우 민감해진 것도 고급 김밥 탄생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2010년 서울 압구정동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리김밥’을 가장 먼저 시작한 프리미엄 김밥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강남의 대표적인 김밥 브랜드로 부상한 김밥은 종류가 엄청 다양하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오징어와 새우튀김, 숯불불고기, 허브햄, 치킨이 포함된 스페셜모듬김밥은 크기도 한입으로 부족할 정도로 최고 가격도 1만5천원으로 최고가다. ■ 김밥재료의 영양가치
▲눈에 좋은 김
김은 해조류 중에서 붉은 빛을 띠는 홍조식물로 일찍부터 양식을 해오고 있으며 맛이 좋으며 영양가도 높다. 김에는 당질, 단백질,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 아연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A, B, C 함량이 높고 기능성 성분도 함유되어 있다. 식이섬유인 유산다당은 면역력 증가 효과가 높으며, 뇌 건강에 기여하는 비타민 B12 함량도 달걀의 12배, 우유의 20배다. ▲한국인의 밥심! 쌀
단위 중량당 열량이 높아 인구부양 능력이 곡물 중 가장 좋다. 쌀과 궁합이 좋은 식재료는 콩, 김과 같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재료로 상대적으로 부족한 쌀의 단백질 함량을 보충해준다. 쌀에 들어있는 기능 성분은 쌀눈, 쌀겨를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어 백미로만 먹게 되면 20%도 이용하지 못하는 격이다. ▲김밥의 단맛! 단무지
단무지는 건조 또는 소금에 절여 탈수한 무를 소금, 겨에 담가 절인 것 또는 감미료, 산미료, 향신료 등을 가한 조미액에 담근 것이다.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으로 중요한 무를 가공한 재료로, 김밥에서 살균과 단맛, 그리고 소화기능을 담당한다. ▲눈 건강을 담당하는 당근
김밥에서 붉은 색을 담당하는 당근은 비타민 A의 보고로도 유명한 건강채소다. 연중 재배되지만 당근의 제철은 9월에서 11월로 이 때가 가장 맛이 좋은 시기다. 항산화, 항암작용, 면역계 질환에 좋은 베타카로틴과 눈 기능 회복 촉진과 세포분열에 꼭 필요한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A는 지용성이므로 식용유 등 기름을 첨가한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므로 김밥용으로는 볶아서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감과 간간함을 담당하는 우엉
우엉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있어 조림, 찜, 샐러드, 무침, 튀김 등에 이용하고 찌개에 첨가해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한다. 궁합이 좋은 음식은 돼지고기로 함께 요리하면 산성 식품인 돼지고기를 중화시키며 특유의 누린내도 제거해준다. 뿌리에 많은 끈적이는 물질 리그닌은 변비 예방에 탁월하며, 장내에 있는 발암물질을 체외로 배출시키고, 다이어트와 복부 미용에도 효과적인 다당류다. ▲초록색을 담당하는 시금치와 오이
시금치의 제철은 가을부터 이른 봄으로, 김밥재료로 여름에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오이와 계절을 반분하고 있는 채소다. 잎이 부드럽고 섬유질이 적어 소화를 도와주며, 특히 환자식에 많이 이용되고 있고, 변비와 괴혈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오이는 특별한 영양소는 없으나 식감이 청량하며 수분 함량이 높고 칼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체내 나트륨을 배출해 노폐물을 제거한다. ▲노란색과 고소함을 담당하는 계란
고소한 맛과 김밥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그리고 맛깔스러운 노란 색감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재료다. 100g당 하루의 단백질 필요량 22%, 비타민B2 필요량 26%를 충족시키고, 셀레늄은 신체 노화예방과 신생아 성장 촉진에 기여한다. 또 리소자임 성분은 감기약에도 사용될 만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어 어린이, 임산부,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에게는 천연영양제 역할을 한다. ▲진한 맛과 단백질을 담당하는 재료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 중 가장 다양성을 가진 재료를 꼽으라면 바로 화룡점정 격인 소고기, 맛살, 소시지 등의 단백질 재료들이다. 소고기는 보통 간 고기에 양념을 해서 볶은 것을 이용하는데 오랫동안 고급스럽게 여겨졌던 재료다. 비싼 소고기 대신에 저렴한 햄과 소시지, 맛살, 참치 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뭔가 색다른 맛을 내는 재료들도 추가가 되고 있다. ▲절대 빠질 수 없는 소금과 참기름
음식 안에서 살균과 적당한 간을 부여하는 소금과 밖에서 부패를 억제하고 맛있는 향을 담당하는 기름도 당당한 김밥의 주역이다. 소금은 식품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을 더욱 돋우는 구실을 하고, 염장과 같이 오래된 보존기술에서도 빠질 수 없는 재료다. 참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건강식품으로 대장암과 유방암 증식 억제, 학습능력의 향상, 심장질환과 혈전의 예방, 알레르기 체질 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자료협조: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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