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농식품부에서 식품을 떼라
김병조 (밥상머리뉴스 발행인)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식품산업 진흥 정책과 관련돼 질의한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떤 국회의원은 흑염소를 정부가 수매토록 하라고 다그치기까지 했지만, 식품 분야 예산이 왜 계속 줄어들고 있느냐, 식품·외식업체들의 국산 식자재 사용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이냐를 따지는 의원은 없었다.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한 명도 질의하지 않았다면 잘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실은 잘 되고 있어서가 아니라 관심이 없기 때문이니 심각한 문제다. 이렇게 식품을 홀대할 바에는 차라리 농식품부에서 식품을 떼는 것이 맞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농림부에 식품을 붙였다. 이유는 농업의 전방산업인 식품산업을 육성해야 죽어가는 농업도 살릴 수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래서 식품산업진흥법과 외식산업진흥법도 만들었다. 필자는 당시 어느 토론에서 이를 반대하는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핏대를 세워가며 싸우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소관의 식품위생법에 의해 규제만 받던 식품산업을 육성해야 국내 농업도 동반성장을 할 수 있다는 농림부 공무원들의 주장에 순진하게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결과 어떻게 되어 있는가. 식품산업이 육성되었고, 그로 인해 농업이 회생하고 있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명색이 식품산업 주무 부처임에도 이름만 붙여놨지 철저하게 식품은 홀대하고 있다. 마치 서자(庶子) 취급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 전체 예산에서 식품 분야 예산은 5%도 되지 않는다. 국회에 제출돼있는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식품 분야 예산은 6900억 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4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식품업계 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식품산업이 우리 농업의 미래이고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식품산업을 육성·발전시키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라고까지 말했다. 말은 잘한다. 장관이 식품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는 1년에 한 번 정도 CEO들과 아침밥을 먹으면서 립 서비스를 하는 것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자리에서 식품업계 CEO들은 정부가 식품산업을 육성하려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해달라고 하소연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뿐이다. 장관은 말 잔치만 하고 있고, 하위 공무원들은 쥐꼬리 같은 예산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푸념만 하고 있는 꼴이다. 예산 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해당 상임위원회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농촌 지역 출신들이라 농민들의 표만 의식하지 식품산업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러니 국정감사에서 식품 분야 질의는 한 건도 하지 않고 쌀값 인상이나 흑염소 수매 타령이나 하고 있다. 농림부에 식품을 붙이고, 식품산업 육성과 관련된 정책 개발에 일조해온 필자가 볼 때는 복장이 터지는 일이다. 10년 동안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나름 노력을 했다고 강변할 것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 식품제조업에서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은 고작 31% 수준으로 농림부에 식품을 붙이기 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외식업체들도 원가절감을 위해 대부분의 식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식품산업의 시장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국내 농업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농식품부는 2012년 대통령 주재 농식품 수출 확대전략 회의에서 2010년에 58억 8000만 달러였던 농식품 수출을 2020년에는 3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1억 달러 이상 수출품목을 2010년 10개에서 2020년에는 50개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2017년 수출실적은 91억 5800만 달러에 불과했다. 7년간 겨우 32억 7800만 달러 늘어났는데, 3년 만에 무슨 재주로 200억 달러 이상 늘려서 2020년에 3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말인가. 지난해 농식품 수출 91억 5800만 달러 중에 신선식품은 10억 9천만 달러, 가공식품은 57억 3천만 달러, 수산식품은 23억 3천만 달러로 가공식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과 비교할 때의 신장률은 가공식품이 78.5%, 수산식품이 29.4%, 신선식품은 25.3%로 농식품 수출의 효자 노릇은 가공식품이 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가공식품이 곧 식품산업인데 식품 분야 예산은 4년 연속 줄어들고 있고 지원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니 농림부에 식품을 계속 붙여 놓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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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백종원씨에게 권고한다
김병조(본지 발행인)

연간 매출액이 1749억 원이나 되고 운영하는 브랜드가 무려 20개가 넘는 회사에 마케팅팀과 홍보팀이 없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바로 인기 방송인 백종원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더본코리아가 그렇다. 방송인으로 인기가 높으니 굳이 마케팅을 하거나 홍보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되는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백종원씨는 요리연구가이자 프랜차이즈 사업가였다. 지금도 그 타이틀에는 변함이 없지만 인기 방송인이 되면서 내용적으로는 연예인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서 그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이유가 그에게서 방송인이라는 새로운 재능이 발견된 점도 있겠지만 그의 직업이 요리연구가 또는 외식사업가라는 배경이 더 크게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그에게 할 말이 있다. 혹자는 잘 나가는 그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분명한 이유가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백종원씨를 두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요리 연구에는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지만 경영은 잘 못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백종원씨는 1993년에 외식업에 발을 내디뎠다. 서울 강남 논현동에서 <원조쌈밥집>으로 음식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그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2017년 현재 20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브랜드만도 20개나 된다. 그러나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주)더본코리아의 실적을 보면 그가 방송 스타가 되기 전까지는 신통찮았다. 회사 설립 20년이 되는 지난 2013년의 매출액은 775억 원에 불과했다. 비슷한 업종의 (주)놀부도 창업 20년 만인 2007년에는 913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주)본아이에프(본죽)는 창업 10년 만에 이미 117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경영성과가 그리 좋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실적은 백종원씨가 방송 스타가 되면서 확연히 달라졌다. <한식대첩>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2014년에 92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도보다 19.61% 늘었고, <집밥백선생>에 출연하기 시작한 2015년에는 전년도보다 33.66% 늘어난 1,23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2015년 8월부터 <3대천왕>이라는 프로그램까지 하면서 2016년에는 전년도보다 41.16%나 신장한 17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방송을 하기 전인 2013년에 비하면 무려 1,000억 원 가까이 매출이 늘어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2013년에는 각각 51억 원과 29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7억 원과 192억 원으로 늘어났다. 더본코리아가 최근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백종원씨의 방송 스타로서의 인기 덕분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백종원씨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어떻게 될까를 가정해본다. 섣부른 예단일 수도 있지만 회사경영도 지금처럼 승승장구 한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더본코리아의 최근 급성장은 오로지 백종원 개인의 인기 덕분이기 때문이다.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혹여 백종원씨와 관련된 좋지 못한 기사라도 나면 그 인기는 주춧돌 빠진 누각처럼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이렇게 관측하는 이유는 백종원씨의 인기를 배제할 경우 더본코리아의 경영 실태를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20개가 넘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매장이 100개가 넘는 브랜드는 <빽다방>(526개), <홍콩반점0410>(194개), <새마을식당>(168개), <한신포차>(103개) 등 고작 4개에 불과하다. 반면 매장이 10개도 안 되는 브랜드가 10개가 넘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을 하는 것으로 등록한 브랜드만도 20개인데 올해 들어와서 6개월 동안 가맹점이 새로 늘어난 브랜드는 <빽다방>(17개), <역전우동0410>(7개), <돌배기집>(7개), <홍콩반점0410>(6개), <한신포차>(5개) 등 고작 5개에 불과하다. 브랜드 별로 매장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인기가 좋아서 매장이 많이 생기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서 장사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보통의 상식이다. 그런데 더본코리아는 다 브랜드 전략을 쓰고 있지만 극히 일부 브랜드만 인기가 있을 뿐 대부분의 브랜드는 있는 둥 마는 둥 하다. 이를 두고 비인기 브랜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의 사업적 실험대상인 ‘마루타’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현재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20개 브랜드의 총 매장수가 2014년 545개에서 2016년 1298개로 753개나 늘어났지만(138.17%) <빽다방>이 25개에서 526개로 501개가 늘어났고, <홍콩반점0410>이 70개가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 신규 브랜드에서 매장이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나머지 오래된 브랜드들은 매장수가 제자리걸음이며, 오히려 줄어든 브랜드도 6개나 된다. 특히 한때 인기 브랜드였던 <새마을식당>은 2014년 186개에서 2016년 168개로 백종원씨가 방송 스타가 된 이후 오히려 매장수가 크게 줄었고, <홍마반점0410>은 2014년 11개의 매장을 갖고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매장이 하나도 없는 브랜드로 전락했다. 이같은 현상을 분석해 볼 때 더본코리아는 현재 회사의 기본적인 역량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의 인기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거품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거품은 인기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진다. 따라서 더본코리아는 한방에 휘청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에 필자는 백종원씨에게 방송을 그만 두거나 아니면 회사경영에서 손을 떼거나 둘 중에 하나를 하라고 정중히 권고한다. 방송인으로 계속 활동하겠다면 전문경영인을 채용해서 경영을 맡기라는 뜻이다. 나중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듣지 말고, 박수칠 때 떠나라는 것이다. 아니면 방송활동을 접고 회사경영에 전념하라는 주문이다. 백종원씨는 자기는 주방장이자 경영인이라면서 주방장으로만 불리기도, 경영인으로만 불리기도 원치 않으며 ‘음식탐구가’로 불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잘 돌아갈 때는 어떤 칭호를 받던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회사가 잘못되었을 때는 ‘무능한 경영자’에만 방점이 찍힌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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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황교익과 백종원은 ‘황구’와 ‘백구’
김병조 (밥상머리뉴스 발행인)

요즘 황교익과 백종원이 술상의 안주거리다. 황교익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비판하면서 불거진 갑론을박이다. 무엇 때문인지는 거론할 가치조차 없어서 생략한다. 문제는 그 두 사람이 서로 비판할만한 위치에 있는가에 있다. 내가 볼 때 황교익과 백종원은 그저 ‘황구(黃狗)’와 ‘백구(白狗)’의 차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황교익의 공식 직업은 맛 칼럼리스트이다. 농민신문 기자 출신이다. 백종원은 자칭 요리연구가이자 더본코리아 라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기업가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방송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둘 다 음식과 관련해서는 방송이 만들어낸 ‘스타’다. 한 사람은 회당 강의료가 500만 원이나 된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방송 출연 이전에 775억 원(2013년)이었던 회사 매출규모가 방송 출연 이후 1740억 원(2017년)으로 급신장했다. 둘 다 ‘음식’이라는 멍석 위에서 ‘광대’ 노릇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실은 광대끼리는 서로 삿대질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위로하고 보듬어줘야 할 동병상련의 관계다. 광대에 대한 평가는 관객이 하는 것이다. 칭찬도 관객의 몫이요, 비판도 관객의 몫이다. 관객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언론이 평가를 대신해준다. 광대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소화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잘났다, 네가 못났다고 말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자격도 없다. 같은 무대에 서온 스타 ‘광대’들의 관계를 되짚어 보자. 70년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남진과 나훈아는 열성팬들에 의해 칼부림이 나기도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서로 비방한 적이 없다. 천하를 호령하던 이만기가 강호동에게 천하장사 타이틀을 내어주고 쓸쓸히 모래판을 떠났지만 한 번도 그들은 서로를 비난하지 않았다. 지금도 강호동은 이만기를 하늘같은 선배로 깍듯이 모신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 바둑계의 거물 조훈현은 심지어 집에서 먹이고 재워가며 키운 제자 이창호에게 연거푸 패배를 하고도 도전자의 위치에서 제자에게 한 수 배우기까지 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음식’이라는 멍석에서 같은 ‘광대’ 역할을 하는 사람끼의 싸움은 먼저 시비를 건 황교익의 잘못이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초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백종원이 돋보인다. 기자 출신의 칼럼리스트이다 보니 뭔가를 비판하던 습성이 있어서 그러했으리라는 짐작에 황교익의 비판이 일면 이해도 가지만 그러나 같은 방송이라는 무대에서 돈을 버는 출연자라는 점에서는 부적절했다. 백종원 역시 황교익 본인처럼 제작진에 의해 조정되는 ‘광대’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부르는 노래 스타일이 달라도 남진과 나훈아는 같은 가수이고, 기술의 장단점이 있어도 이만기와 강호동은 같은 씨름선수이고, 사제지간이지만 조훈현과 이창호는 영원한 바둑기사다. 마찬가지로 황교익과 백종원은 음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성(姓)을 따서 우스개로 표현하자면 황구(黃狗)와 백구(白狗)의 차이일 뿐이다. 색깔이 누런 강아지나 흰색 강아지나 강아지는 강아지다. 강아지끼리 싸우면 진짜 개가 될 뿐이다. 백종원은 1966년생이고, 황교익은 1962년생이다. 그리고 필자는 1960년생이다. 형이 아우님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남 탓 말고 그대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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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마라열풍, 이대로 좋은가?

매운맛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라면을 출시했던 삼양식품 전중윤 전 회장이다. 직원들이 매운맛 나는 라면을 개발하자고 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거 먹고 국민들이 위장병 걸리면 누가 책임지나?” 그래서 삼양라면은 전중윤 회장이 경영일선에 있을 때는 매운 라면을 내놓지 못했다. 반대로 경쟁업체인 농심에서는 매운 라면 ‘신라면’을 출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라면 제품 중에 베스트셀러 1위다.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다. 아버지로부터 경영을 물려받은 아들 전인장 회장은 아버지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자 2012년 4월 매운 라면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그리고 7년 만에 ‘불닭’ 브랜드의 누적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만 2,8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에서 ‘불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0%나 됐다. 그리고 지난 7월에는 ‘마라탕면’까지 출시했다. 매운 라면 출시를 반대했던 창업자 아버지는 2014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가 반대했던 매운 라면으로 회사를 회생시키고 있다. 이 또한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다. 세상에는 ‘선’과 ‘악’의 구분이 애매한 경우가 가끔 있다. 원칙적으로는 ‘악’인데 결과가 좋으면 ‘선’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들이 위장병 걸릴까봐 매운 라면 개발을 반대했던 전중윤 전 회장의 원칙이 원래는 ‘선’이었다. 그러나 그런 보수적인 원칙을 깨고 매운 라면으로 회사를 회생시킨,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아들 전인장 회장의 경영능력이 오히려 ‘선’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마라’열풍도 같은 맥락이다. ‘마라’는 매운 맛을 내는 중국 사천 지방의 향신료다.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낸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청양고추도 제대로 못 먹는 필자는 당연히 마라를 이용한 음식을 먹어보지 않았지만, 방송에서 ‘목숨’ 걸고 먹는 꼴을 보면 ‘미친 짓’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는 ‘마라’라는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는 음식이 아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식재료 중에 매운 맛을 내는 것은 고추다. 우리는 오랜 세월 ‘맛잇게 매운’ 그 고추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대부분의 한식에는 고춧가루와 고추장으로 매운 맛을 낸다. 그런데 지금은 ‘마라’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지독하게 매운 맛을 좋아했단 말인가. 음식은 문화다. 특정지역에서 특정음식이 발달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사천 지방에서 ‘마라’라는 향신료가 생기게 된 것도 그 지역의 기후 때문이다. 중국의 사천 지방은 기온차가 심하고 습한 기후로 인해 음식이 부패되기 쉬운 지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한 향신료가 ‘마라’다. 그런데 우리가 왜 그 ‘마라’를 그렇게 열심히 먹어야 하는가. 우리의 전통 매운맛 청양고추 만으로도 충분히 매운맛을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스마트시대의 소비자들은 ‘새로운 음식’을 추구한다. 그래서 여행을 갔을 때 국내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은 여행의 묘미이자 새로운 경험이라 권할 만하다. 그러나 그것을 국내 식품·외식업체들이 앞 다퉈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에 어느 치킨 브랜드에서는 ‘허니마라치킨’이라는 메뉴를 내놓았다. 달콤한 ‘허니치킨’과 매운 ‘마라치킨’을 섞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이걸 보고 필자는 ‘병(매운맛) 주고 약(단맛) 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에 대한 원칙도 없고,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배려는 더더욱 없는 지극히 원시적인 ‘상술’에 불과한 짓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했느냐가 얼마나 많은 이윤을 추구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외식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자기들이 공급하는 식품과 음식이 국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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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몸부림치는 BBQ
김병조 (본지 발행인)

필자가 치킨업체 BBQ와 인연이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4년도이다. 당시 식품전문지 편집국장을 하고 있을 때인데 실제로는 수입 닭고기도 함께 사용하면서 홈페이지에는 “100% 국산 닭고기만 사용한다”는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을 고발하는 기사를 신문 1면에 보도하면서 악연을 맺었다. 그리고 10년 전인 2007년에 또 한 번 BBQ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서 날카롭게 대립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BBQ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 문제를 크게 보도해서 국내 담당 사장이 인사조치 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 윤홍근 회장과의 면담에서 필자는 윤 회장에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그때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회장님, 창업하신지 10년이 지나는 동안(BBQ는 1995년 창업) 앞만 보고 달려오시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시라고 자극을 줬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BBQ가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서는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인데 앞서 가는 기업이 잘해야 뒤 따라 오는 기업들이 보고 배울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비판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윤홍근 회장과 필자는 사적으로는 형님-동생 사이로 우애가 돈독해졌다. 그리고 2017년 7월, 필자는 다시 한 번 BBQ에 애증이 담긴 충고를 하고자 한다. 그 충고는 “정도를 걸어라”는 것이다. 최근 BBQ가 보여주는 행보는 오랜 시간 BBQ를 지켜본 필자에게는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뭔가에 쫓기듯 불안한 행보다. 그래서 무리수를 두는 것이 훤히 보인다. BBQ는 공개적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만개의 매장을 확보해서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는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고 공언해왔다. 필자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그런데 2020년을 불과 4년 앞둔 지난해 연말 매출액은 2197억 원에 불과했다. 치킨업계에서 늘 1위를 달려오다가 교촌치킨에 1위 자리를 내어준 지도 벌써 3년째다. 교촌치킨은 2911억 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 지경이니 눈에 보이는 게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무리수를 두는 것은 더욱 일을 꼬이게 만든다. BBQ의 잘못된 행보는 4년 전인 2013년부터 시작됐다. BBQ는 지난 2013년 6월 계열사 BHC를 매각한 후 현금 여력이 발생하자 같은 해 7월 다단계 회사 GNS하이넷을 설립해 다단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법인 설립 후 3년 동안 대표이사가 5번이나 바뀌고, 한 때 2만여 명에 이르던 다단계 회원들이 줄줄이 이탈하거나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수백억 원의 손실만 입고 결국 3년 만인 지난해에 사업권을 넘기고 말았다. 올해 들어서는 타당성 없이 치킨가격을 인상하려다가 소비자와 여론, 정책당국 등으로부터 비난과 지탄을 받고 기업 이미지만 나빠지는 악수를 두었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BBQ는 또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짓을 저지르고 있다. 푸드트럭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푸드트럭 사업이 어떤 사업인가. 점포 하나 낼 형편도 안 되는 사람들, 취업을 못한 청년들이 그나마 적은 돈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사업이 아닌가. 그런 분야에 명색이 외식 대기업이라는 칭호를 받는 업체가 뛰어들어? 사람만 선비정신을 갖는 것이 아니라 기업도 선비정신을 가져야 한다. 선비정신은 염치와 도리를 아는 것이다. 나설 때 안 나설 때를 알고, 분수도 알아야 하고, 위상에 맞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도 다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정도다. 살자고 몸부림을 치더라도 품격이 있게 쳐야 박수를 받는다. 지금부터라도 BBQ는 제발 무리수를 두지 말고 정도경영을 하길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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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쌀 문제 해결방법 있다
김병조 (본지 발행인)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kg에 불과했다. 이는 30년 전인 1988년 소비량(122.2kg)의 절반수준이다. 왜 이렇게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식생활의 서구화 때문이다. 문제는 원인은 알고 있는데,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통주를 살리는 것이 곧 쌀 소비를 늘리는 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년간 쌀 소비량은 가정에서 소비하는 쌀과 산업체에서 소비하는 쌀을 모두 합쳐서 약 390만 7617톤가량 된다. 국민 1인당 61.8kg을 전체 국민 5177만 8544명(2017년 기준)에 곱하면 319만 9914톤을 소비하는 꼴이고, 여기에 산업체에서 소비하는 70만 7703톤을 더하면 390만 7617톤이 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쌀 생산량이 397만 2천톤이었으니 생산과 소비가 비슷하지만 지난해에는 37년 만에 연간 생산량이 400만톤 아래로 떨어졌고, 해마다 외국쌀이 수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남는 쌀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통계를 잘 분석해보면 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국내 쌀 소비는 산업체(77만 7703톤)보다 가정에서 훨씬 더 많이 소비(319만 9914톤)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산업체에서 쌀을 많이 소비하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산업체는 곧 농업의 전방산업인 식품·외식업체를 말한다. 지난해 산업체에서의 쌀 소비량은 모두 70만 7703톤인데, 부문별로 보면 식료품 제조업에서 60.6%인 42만 8829톤을 소비했고, 술을 포함한 음료 제조업에서 27만 8874톤(39.4%)을 소비했다. 구체적인 업종별로 따져보면 주정 제조업에서 21만 5803톤(30.5%)을 소비해서 가장 많은 쌀을 사용했고, 다음으로는 떡류 제조업에서 16만 8865톤(23.9%)을 소비했으며,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에서 11만 4341톤을 소비해 세 번째로 많은 쌀을 사용했다. 탁주 및 약주 제조업에서도 5만 6872톤을 소비해 뒤를 이었다. 이를 분석해보면 최근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도시락 소비 증가를 제외하면 산업체에서의 쌀 소비는 대부분 전통주와 떡 등 전통식품을 제조하는 데에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통주를 살려서 쌀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10kg의 쌀을 그냥 팔면 2만원밖에 소득이 생기지 않지만 떡으로 만들어 팔면 12만원의 소득이 생기고, 증류식 소주로 만들어 팔면 22만원의 소득이 생긴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분석이다. 그만큼 가치사슬(Value Chain)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전통주를 살리는 것은 농업도 살리고, 전통주도 살리고, 식품제조업도 살리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정부가 쌀 문제를 농업 차원에서 해결하는 데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그럴 것이 아니라 전방산업인 식품·외식산업에서 쌀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특히 술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식품을 육성함으로써 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낳기 때문에 정책당국은 전통주 육성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쌀도 문제지만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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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맛집】 수안보 산채전문 <영화식당>

휴가철이다. 휴가는 지친 심신을 쉬게 하고, 힐링하는 것이다. 그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도 휴가철에 누리는 큰 행복이다. 수십 가지 산채나물로 만든 음식은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설령 있다하더라도 제대로 된 맛을 느끼지 못한다. 온천으로 유명한 수안보에 가면 산채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충청북도 수안보면 온천리, 상록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영화식당>이다. 1만 6천원짜리 산채정식에 산나물 반찬만 18가지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여기에 2만원짜리 더억구이 하나 추가하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다. 4명이 먹으면 1인당 2만원정도 꼴이다. 이 식당은 수십 가지의 산채나물을 담는 접시마다 나물 이름이 적혀있다. 그냥 보면 그게 그것 같지만 일일이 어떤 나물인지 알고 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산채정식을 시켜놓고 밥상이 나오기 전에 집에서 직접 만든 뜨끈한 두부 한 접시 먹어주는 것은 위장에 대한 예의다. 수안보도 요즘 코로나19로 단체 관광객이 없어서 많이 힘들다. 굳이 수안보에 온천을 즐기러 가지 않더라도 경상도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도 지나가는 길목이 수안보다. 수안보를 지나칠 때 점심시간이라면 영화식당에서 산채정식 밥상으로 먹는 행복감을 만끽하길 바란

- 농심 신라면, 해외매출이 국내매출 추월

농심 신라면의 해외매출이 3분기에 처음으로 국내매출을 추월했다. 1986년 출시된 이래로 첫 기록이다. 세계 100여개 국으로 수출되며 K푸드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신라면의 글로벌 위상이 확인된 셈이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 원으로 이중 해외(3,700억 원)가 53.6%에 달한다.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5,000억 원을 포함, 총 9,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가 정면승부를 펼쳤다. 특히,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 중국 심양공장, 미국 LA공장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신라면의 맛과 품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신라면의 해외 매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